2012년 9월 30일 추석날 오후 5시 30분 LA의 교외에 있는 Rose Garden and Pavilion 1418 Descanso Drive
에서 큰 딸 지영과 Henry Shin과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객으로 참여했으면 결혼식 사진을 제대로 촬영할 수 있었
겠지만 피로연 때 잠시 사진 촬영할 기회가 있었다.
미국 이민 2세대인 신랑의 LA거주 일가친척 분들과 UCLA 음악대학 교수님들, 그리고 지영이를 초등학교 4학
년 때 한국일보 피아노 콩쿠르에 내보내 1등(1st gold medal)하도록 피아노를 지도했던 당시 현경피아노학원
원장님이 오셔서 근 20년만에 학생과 제자가 처음으로 다시 만났다.
돌이켜 생각하면 운명이란 참으로 많은 연결고리가 있어 움직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그냥
남들처럼 동네 피아노학원을 보냈을 뿐이고 맞벌이를 하던 우리로서는 아이에게 특별한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
는데 음악학원 원장님이 지영이의 잠재력을 보고 아마도 내 기억엔 2-3개월 밤마다 학원으로 불러 특별 교습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11월초쯤인가 드디어 결선경연이 있던 날 아이 마음을 다치지않게 장려상이라
도 받았으면하고 기대했는데 3명에게 금상이 주어지는데 더구나 1st 금상이라고 하지않는가! 우리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기다렸다가 심사위원을 만나 보았는데 심사위원 7명전원 만장일치 1등이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해 12월쯤 아이는 바이올린으로 악기를 바꾸었고 악기를 바꾼지 1년반만에 다시 콩쿠르에 입상하기도 했다.
몇 년이 지난후 지영이가 중학교 2학년을 올라가면서 내가 하던 사업도 여의치가 않아서 모든 것을 접고 파리로
이주를 하게 되었으니 이 때의 결정이 지영이가 미국으로와서 결혼을 하게되는 운명의 시발점이었음을 당시에
는 짐작이나 했겠는가!
우여곡절끝에 파리고등음악원(CNSM/Conservatoire National Superior De Musique in Paris)에 입학, 최우등
성적으로 졸업하고 교수님 따라 UCLA로 진학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고 4년만에 석,박사를 마치며 결혼까지 하게
되었으니 이 모든 과정이 오직 한 사람 Henry Shin을 만나기 위한 긴 여정이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자신의 결혼식을 위해 모든 준비를 직접하고 또한 그 결혼식에서 마음껏 즐기는 딸아이를 보면서 격식을 갖춘
결혼식을 기계적으로하는 우리네 풍경과 너무 대조가 되었고 이를 보는 내 마음도 더불어 풍요로운 느낌이었다.
이제 제2의 여정을 떠나는 이 부부에게 신의 은총이 있기를 기원한다
<2012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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