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40

전설이 된 이만희 감독의 만추(晩秋, 1966)

11월 1일 늦가을 아침, 누군가 낙엽을 쓸고있는 창경원 벤취로 한 여인(혜림, 문정숙)이 다가온다. 그리고 그녀는 낙엽이 뒹구는 창경원 벤취에 앉아 지난해 이맘 때 만났던 한 남자(민기, 신성일)를 회상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혜림은 살인죄로 복역중 모범수로 뽑혀 3일간의 휴가를 얻어 부모님 성묘를 하기 위해 열차로 인천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열차 맞은편에서 신문지로 얼굴을 덮고 자고 있던 민기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 혜림이 차창문을 열면서 그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계산해 보니 50여년전에 보았던 이 영화의 많은 장면들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사람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골라서 기억한다고 하던데 중학교 2학년이던 당시 이 영화가 내게 많은 감동을 준 것..

영화이야기 2022.07.01

Love Theme from Phaedra(페드라, 1962) - Melina Mercouri

이 영화의 주제곡인 Love Theme from Phaedra, Melina Mercouri가 부릅니다. 이 영화를 처음 알게된 것은 중 3시절경 영화평론가 정영일님을 통해서 였다. 당시 동아방송에서 일요일 아침 9시부터 11시까지 정영일의 영화음악 앨범(?)이라는 프로를 거의 놓치지않고 들던 시절이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며 주제곡을 부르는 멜리나 메르쿠리의 음산한 분위기의 목소리가 나를 압도했고 무엇보다 마지막 장면에 안소니 퍼긴스가 바하 음악의 볼륨을 크게 올리고 훼드라라고 외치며 급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자동차의 추락소리로 끝나는 사운드 트랙은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었다. 계모와 사랑을 나눈 사실을 알게된 아버지로부터 몹씨 두드려 맞고 수돗가에서 머리를 뒤로 젖히고 코피를 씻고 있는데 훼드라가 다가와..

영화이야기 2022.06.13

Polonaise (영화 2046 Soundtrack) by Shigeru Umebayashi

영화 중에서 저우(왕가위)와 수리첸(궁리)과의 사랑이야기를 편집한 화면입니다. 음악은 2회 반복입니다. 1963년 부터 싱가포르에서 신문기자로 글을 쓰는 일을 한 저우는 삶에 허무를 느껴 도박에 빠진다. 그때 그가 곤경에 빠졌을 때 그를 도와주는 여인이 바로 프로 도박사 검은 거미라고 불리는 수리첸이다. 왼손에 늘 검은 장갑을 끼고 있어 생긴 별명인데, 사기도박을 하다 손이 짤렸기 때문이라는 등 소문만 무성했다. 그녀는 그가 본전을 회복하도록 도와준다. 그 검은 장갑 안에는 그녀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아픈 과거가 숨겨져 있는 듯하다. 그녀의 이름은 공교롭게도 저우가 몇 년 전 사랑했던 유부녀와 이름이 같은 수리첸이다. 저우는 그녀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지만, 그녀는 저우와 함께 떠나길 거부한다. 그들..

영화이야기 2022.06.12

Adagio - Secret Garden (영화 2046에서)

난 점점 변해갔고 수 많은 여자들과 쾌락을 즐겼다. 곧 사라질 순간적인 쾌락을... 1966년 12월 24일 그게 정말이에요? 내가 왜 거짓말 해? 정말 날 알아요? 64년 싱가폴에서 공연했지? 그래요 이름은 루루 그 때는 루루였죠. 지금은 아녜요. 지금 이름은 뭔데? 왜 내가 그걸 말해야 되죠? 66년 크리스마스 이브 싱가폴에서 온 옛 친구를 만났다. 꽤 친했는데 그날 밤 그녀는 날 기억 못 했다. 정말 우리가 만난 적 있어요? 어떻게 잊을 수 있지? 죽은 애인과 내가 닮았다며? 춤도 가르쳐 줬잖아. 계속 얘기해봐요. 날 늘 카지노에 데려갔지. 자긴 돈을 잃고 빚을 많이 졌어. 홍콩 행 여비도 친구들과 내가 대줬지. 옛 애인 얘길 많이 했고. 부유한 가문의 중국계 필리핀인... 결혼하려 했는데 그가 일..

영화이야기 2022.06.11

심야의 추적자 Odd Man Out (1947) - 캐롤 리드 감독

이 이야기는 북아일랜드의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법과 불법단체의 싸움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그러한 사건에 관여된 사람들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나오는 이 자막에서 알 수 있드시 이 영화는 한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의 심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어떠한 사건에 연루되어 죽어가는 한 사람을 두고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행동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한 낮에 시작되어 그날 자정에 막을 내리는 단 하루동안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IRA 지도자였던 조니(제임스 메이슨 분)는 감옥을 탈출한 뒤 동료들과 함께 지하조직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북아일랜드에 있는 어느 공장의 금전출납부를 털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동료들과 금전출납부..

영화이야기 2022.05.29

사랑의 슬픔 애수 / The End of the Affair (1999)

Directed by Neil Jordan Starring Ralph Fiennes, Julianne Moore and Stephen Rea Based on The End of the Affair, a 1951 novel by British author Graham Greene 이 영화는 작가 모리스(랄프 파인즈)가 온더락스 잔으로 양주를 한 모금 마시며 수동타자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타이핑하며 지난 일들을 회상하면서 전개된다. 모리스는 비가 몹시도 쏟아지는 한밤중 비에 흠뻑젖어 어디론가 급히 가는 친구 헨리를 우연히 만나 그가 아내 사라(줄리안 무어)를 몹시 질투하면서 사설 탐정을 통해서라도 그녀의 비밀을 캘 의도가 있음을 확인하게 되고 그날밤 그녀를 그의 집 계단에서 스치듯 2년만에 잠시 재회하게 된다..

영화이야기 2022.05.26

영화이야기 - 그녀에게 Hable Con Ella (2002)

2003년 어느 여름 늦은 시간 홍대 뒷골목에 있는 비나모로(Vinamour)라는 와인카페에 이미 일차로 술을 마셔 약간의 취기를 느끼며 들어갔다. 흐르는 음악이 너무 강렬해 어떤 곡인가 알아보려고 오디오를 보니 메킨토시엠프에 스피커가 AR-10π가 아닌가! 이 스피커는 70년대 중반 AR사에서 만든 최고의 명 스피카임을 알고 있는 나는 주인이 누군지 궁금했다. 주인은 공직생활을 막 은퇴하신 분이었는데 와인의 매력에 푹 빠져 와인카페를 내고 자신이 와인을 즐기시는 분이었는데 클레식 음악에도 대단한 안목이 있으신 분이었다. 흐르는 곡이 어떤 곡이냐고 물으니 현재 광화문에 있는 씨네큐브에서 상영하는 그녀에게의 주제곡인데 자신은 이 영화를 7번을 보았다고 하신다. 도대체 어떤 영화이기에 60대 중반의 노신사에..

영화이야기 2022.05.19

영화 글루미 선데이 Gloomy Sunday (1999) 중 Gloomy Sunday 연주와 노래

1999년에개봉된 영화 영화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에서 주제곡인 Gloomy Sunday를 카페에서 연주하고 부르는 장면으로 소개합니다. 이 곡은 항가리의 피아니스트 세레시 레죄( Rezso Seress)가 1933년에 발표한 노래입니다. 당시의 우울한 시대상과 맞물려 자살을 많이 불러 일으킨 노래로 유명합니다. 1933년 처음 발표한 버전은 연주곡이었고 제목도 세계의 끝이라는 제목의 Vége a világnak이었으나, 1935년 Javor Laszlo에 의해 가사가 만들어졌고 제목도 현재의 제목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곡의 작곡자 세레시 레죄 역시 69세의 생일을 맞이한지 얼마안되는 1968년 1월 7일 일요일에 부다페스트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습니다. 1936년 프랑스의 상송가수..

영화이야기 2022.05.15

영화 이야기 - 초록물고기 (1997년 이창동 감독)

군대를 막 제대하고 고향으로 가기 위해 경춘선에 오른 막동(한석규)은 들뜬 마음으로 열차 난간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데, 앞 열차의 난간에서 바람을 쐬고 있던 한 여자 미애(심혜진)의 검붉은 장미빛 스카프가 바람에 날려 그의 얼굴을 휘감는다. 그들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러나 이 장면은 피로 얼룩지는 그들의 불행한 미래를 암시하는 듯하다. 막동은 일자리를 구하던중 어느날 밤 나이트 클럽 무대에서 노래하는 미애를 우연히 만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지만 미애가 조폭의 두목인 배태곤(문성근)의 애인임을 알게 된다. 막동은 미애의 배려로 자신이 노래하는 나이트 클럽의 주차관리를 하게 된다. 배태곤의 부하들과 주차문제로 한판 대결을 한 것이 계기가되어 그도 서서히 조폭의 세계로 발을 들..

영화이야기 2022.05.15

영화 이야기 - 암흑가의 두사람 Deux Hommes Dans La Ville (1973)

Music by Philippe Sarde Directed by José Giovanni Starring Alain Delon, Jean Gabin & Mimsy Farmer 이 영화는 제르망(장 가뱅)의 회고로 시작된다. "난 그런 판결을 다신 보고싶지 않다. 난 정의의 이면을 보았다. 법은 보기보다 난해하다. 연극을 위해 짜여진 각본 같다." 갱 조직의 두목인 지노(알랭 드롱)는 은행강도 혐의로 수감되어 형기를 2년 남기고 전직 경찰관 출신의 보호 감찰관인 제르망의 끊임없는 교화와 아내 소피(알라리아 오키니)의 헌신적인 사랑 덕에 10년만에 조건부로 가석방된다. 그러나 모든 과거를 잊고 평범한 인쇄공으로 살아가려는 지노를 옛시절 암흑가 동료들이 찾아와 끊임없이 유혹한다. 지노를 감시해오던 형사 그와트..

영화이야기 2022.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