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늦가을 아침, 누군가 낙엽을 쓸고있는 창경원 벤취로 한 여인(혜림, 문정숙)이 다가온다. 그리고 그녀는 낙엽이 뒹구는 창경원 벤취에 앉아 지난해 이맘 때 만났던 한 남자(민기, 신성일)를 회상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혜림은 살인죄로 복역중 모범수로 뽑혀 3일간의 휴가를 얻어 부모님 성묘를 하기 위해 열차로 인천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열차 맞은편에서 신문지로 얼굴을 덮고 자고 있던 민기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 혜림이 차창문을 열면서 그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계산해 보니 50여년전에 보았던 이 영화의 많은 장면들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사람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골라서 기억한다고 하던데 중학교 2학년이던 당시 이 영화가 내게 많은 감동을 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