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이제는 건강이 많이 회복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내가 사는 아파트를 산책하며 스마트폰으로 아파트
주변을 몇 장 촬영했다. 지난 6월 중순 퇴원해 근 한 달간 집안을 거의 나가지 못하던 시절이 엇그
제 같은데 또다시 시간이 흘러 이제는 차가 밀리지 않는 이른 아침 회사에 출근해 오후 2~3시경 퇴근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되었다.
공기 좋은 곳을 찾아 수지구 동천동 아파트로 이사하고 놀란 것은 1977년 신입사원으로 삼성전자
다니던 시절에 이미 이 곳을 2~3 번 와 본 곳이라는 사실이다. 당시 가전사업부 구매과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담당 과장이 치칠통증으로 회의실에서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고, 누군가가
판교부근의 머네라는 곳에 가면 피부과로는 최고의 병원이 있다고 알려주어 같이 오게 된 곳이었다.
아마도 성남을 거처 판교에서 차 한 대 겨우 다닐 수 있는 비포장 도로로 한참을 들어갔던 것 같은데
개울 건너 온통 회색벽으로 된 야산 아래 마을이 눈에 들어왔고 당시 이 곳은 나환자들의 집성촌이었
다. 당시 소문으로는 서울의대 다니던 한 학생이 나병에 걸려 이 곳으로 들어와 병원을 개원해 나환
자들을 돌보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전국의 고질병 피부과 환자들이 마지막으로 거쳐가
는 곳이라고 했고 당시 자가용이 병원앞에 몇 대 대기하고 있었던 기억이 있다.
이 병원이 염광피부과의원이고 세월이 변해 지금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베란다로 보이는 곳의 상가
건물에 입주해 있는데 지금도 소문을 듣고 환자들이 전국에서 많이 찾아 온다고 한다.
지금은 나환자촌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곳곳에 들어선 고층 아파트와 고기리 계곡을 따라 음식점들
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곳에 예전에 사람들이 접근을 꺼려하던 나환자촌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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