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고향을 찾은 날

Jaewook Ahn 2018. 1. 28. 08:25
 지난 금요일인 4월 23일 형제들이 시간을 내어 부모님 산소에서 성묘를 한 후 고향제천을
찾았다. 아버님이 제천시내에 있는 남당, 의림, 남천, 동명초등학교 교장을 루 역임하시어
근될 때마다 교장관사를 따라 이사를 했는데 그중 가장 가난이 정점을 이루던 시절에 살았
남천동을 가 보기로 했다. 당시 집앞으로 흐르던 개천은 복개되어 그 위로 큰 도로가 나
었으나 예전에 살던 집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된 채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당시 아버님은 남당초등학교 초대교장으로 부임하셨는데 교실을 동명초등학교와 같이 사용
하던 시절이라 이 학교와 가까운 남천동에 교장관사를 얻었던 것 같다. 시골에서 도심으로 올
라와 아주 궁핍하던 시절에 살던 곳이어서 당시 사춘기가 막 시작될 무렵이었던 형님들에게는
이 집에 대한 깊은 향수가 있음을 이 번 방문에서도 알 수 있다.
 그리고는 제천으로 오기전에 살았던 수산면으로 내려가, 어린 시절 유일한 여동생을 먼저 떠
보낸 것에 대한 아쉬움과 동생에 대한 그리움으로 마음 아파하시던 바로 위인 네째  형님이
생을 위해 명품 옷 한 벌과 쵸코렛을 준비해 오셔오래전 확인해둔 동생이 묻혀있는 곳에
불을 붙여 태웠다. 이 옷이 곱게 재가 되어 늘나에 도달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서...
  
 

 언젠가는 누군가가 나를 묻고 내게 뒷모습을 보이고 사진에서처럼 하산 할 것이다. 이렇게 인생은
완성되어지는 것을...
<2015년 4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