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야기

그리워 (채동선 작곡/이은상 작시) - 홍혜란 Hearan Hong, soprano

Jaewook Ahn 2020. 3. 7. 12:05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도
그리운 옛님은 아니뵈네
들국화 애처롭고
갈꽃만 바람에 날리고
마음은 어디고 붙일 곳 없어
먼 하늘만 바라본다네

눈물도 웃음도 흘러간 세월
부질없이 헤아리지 말자
그대 가슴엔 내가
내 가슴엔 그대 있어
그것만 지니고 가자꾸나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서
진종일 언덕길을 헤메다 가네

 

 

 

 

 

 

 

 

채동선은 1901년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보(경기고등학교의 전신) 재학 시절인

1918년 홍난파의 바이올린 독주회에 갔다가 감동을 받아 그에게서 바이올린을 배우면서 음악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1919년 3.1운동에 가담하여 퇴학을 당하고 일본에 건너가 1924년 와세다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영문학과 경제학을 전공하러 미국으로 떠났던 채동선은 중도에 포기하고 음악을 공부하

기 위해 독일로 가서 베를린 슈테르텐음악원에서 바이올린과 작곡을 전공하고 1929년 귀국했다.
귀국 후 그는 바이올리니스트와 작곡가로 활동했다.
채동선은 1933년 정지용의 시 고향에 곡을 붙였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려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하늘만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 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이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이 노래는 소프라노였던 누이동생 채선엽의 도쿄독창회에서 처음 발표돼 조선인 관객들의 심금

울렸다고 한다.
그러나 정지용이 한국전쟁 당시 납북되고 그의 행적에 대한 논란으로 그의 작품이 금지되면서

지용의 시를 가사로 한 노래도 한동안 금지되었다가 1988년에 해금되었다.
채동선 사후 '고향'을 그대로 묻어둘 수 없었던 부인은 생전에 남편과 가깝게 지냈던 이은상에게

작사를 부탁했고, 이은상 작사로 1964년 그리워라는 새로운 가사의 노래가 나왔다.

 

 

 


 

소프라노 홍혜란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하여 최상호 교수에게 사사를 받았다. 한국예술종합

학교 재학중 2004년 대구성악콩쿨 대상 수상을 비롯해 대전예술의전당 자체 제작 오페라 마술피

리의 파미나 역을 맡는 등 두각을 나타낸 홍혜란은 이후 도미하여 Juilliard Music School 대학원

석사 및 최고 연주자 과정인 Artist Diploma in Opera Studies 과정을 졸업 하였다.
2011년 홍혜란은 아시아인 최초로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성악 부분 우승을 수상 하며

세계무대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고 그후 미국, 벨기에, 룩셈부르크, 브라질 등의 무대에 초청되

10여 회의 독창회를 성공리에 마치며 국제 무대에 데뷔 하였다.

 

배경화면은 대부분 오래전 충주호 주변과 횡성 그리고 팔당댐에서 촬영한 사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