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인 1월 21일 이른 아침 타이항공으로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3박 5일 일정으로 태국의 휴양지인 풋겟을 다녀왔다. 현지시간으로 24일 밤 10시 25분 풋켓을 출발해 오늘 아침 6시 조금 지나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이번 여행은 금년 2월이면 칠순을 맞는 안재규 둘째 형님을 위해 마련된 형제간 여행이었다. 이번 여행도 구산토건(주)을 운영하는 넷째 형님이 모든 경비를 부담하고 기획했다. 여러 여행지가 후보에 올랐으나 겨울 여행은 지난번에도 한 번 다녀왔던 풋켓이 가장 좋다는데 의견이 모아져 몇개월전부터 계획을 세웠다.
안재규 형님은 강봉균, 이기호 장관과 한국은행 김성태 총재, 이석채 KT회장등 우리나라 경제계에 많은 인재을 배출한 서울상대 64학번 출신으로 졸업하면서 당시 신설된 외환은행 1기로 입행해 인도네시아, 홍콩과 뉴욕지사에서 근무했고, 외환은행이 홍콩에 투자한 KAF 사장과 외환-코메르치투신 사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대기업 사외이사로 재직중이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는 충주중학교 동기동창으로 당시 서로 전교 1,2등을 다투었다고 한다. 그러나 형님은 가정형편으로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못하고 일 년을 집에서 쉬었다. 당시 아버님은 제천의림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시었으나 당시 교장 월급이 쌀 두 가마니 값이 되지 않던 시절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고한다. 아들 둘을 동시에 고등학교에 보낼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던 것이다. 당시는 남한이 북한보다도 못살던 시절이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내가 형님을 어렴풋이 기억하는 것은 그 시절 부터이다. 형님은 일 년을 쉬면서 그때부터 코리아 타임즈 영자신문을 읽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진학하지못한 서러움을 집에서 집중적으로 독학하면서 달랬다고 한다.
일 년후 형님은 제천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먹고 살기가 힘든 시절이라 집에서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제천 모교등학교 교장 아들인 친구 집에 입주해 가정교사를 하며 고등학교를 다녔다. 가정교사라고 해바야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그냥 숙식만 해결하는 것이었다. 형님이 등교길에 집에 들러 점심도시락을 두고 가곤했는데 집에서 점심을 굶는 동생들을 생각하면 그 도시락을 학교로 가져 갈 수 없었다고 한다.
이런 시절을 거치면서 형님은 졸업하면서 서울 상대 상학과 30명 정원에 당당히 합격했는데 당시 충청북도에서 서울대의 최고 인기학과인 상대와 법대에 유일하게 합격한 인물이 되어 한동안 지역사회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형님은 대학을 졸업하면서 동생들 학비를 마련하기엔 은행이 최고라고 생각했고 외환은행에 입행하고도 과외 교사를하면서 돈을 벌어 동생들 학비를 마련했고 당시 가장 큰 수혜를 본 넷째 형님이 보은 차원에서 이 번 여행을 최고의 수준으로 기획한 것이다. 미국으로 이민간 셋째 형님을 제외한 육 형제가 모두 비스니스 클라스 항공권을 이용했고 풋켓 최고 휴양지인 Centara Grand Hotel & Resorts에 Pool Villa 두 동에 투숙해 5일을 보내면서 낮엔 해수욕과 주최측에서 준비해간 테이블 머니를 두고 포커 게임을 하고 밤이면 이동해 Seafood Restaurant에서 요리를 즐기다 왔으니 이보다 더 멋진 여행이 어디 있겠는가!
출발하는 날 이른 새벽, 공항을 가기위해 3번국도를 달리면서 이 번 여행의 의미를 잠시 생각하는 중에 옛일이 떠올라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림을 어찌할 수 없었다. 또한 이 번 여행을 기획한 넷째 형님은 둘째 형님이 결혼해 해외로 떠나자 복학후 학비를 마련한다고 군복무중 월남으로 자원해 떠났으니 당시 집안은 여전히 긴장과 침묵속에서 또다른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번 여행지에서 보낸 곳들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2015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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