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내일도 아니잊고
먼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이 詩는 1925년에 간행된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에 수록되었다.
<못 잊어>와 마찬가지로 잊을 수 없는 사람을 애써 잊으려는 안타까움이 서린 애달픈 심정을 노래한 시이다.
무척 그리다가, 그리고 ‘믿기지 않아서’ 종국에는 잊겠지만 그것은 오늘도 어제도 아니요, ‘먼 훗날’ 즉 죽은 후에나 잊게 되리라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사랑의 의리(義理)를 다짐하고 있다. 야속한 임을 그리는 애한(哀恨)이 담긴 시로서 1920년, 즉 그가 오산중학(五山中學)에 다닐 때 [학생계(學生界)]에 발표한 작품이다.
중학교 다니던 시절 김소월 詩 중 유독 <초혼>과 <먼후일>을 좋아해 노트 뒷장에 그리는 글씨로 수시로 써보기도 하고 줄줄 외우고 다녔다.
2000년대 초에 구입한 최진희 히트곡집 CD에서 이 곡을 처음 듣고 소름이 돋는듯 했다.
어쩌면 그리움을 이토록 애절하게 표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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