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야기

길 (Ekh Dorogi/Russian Trad.) - 소프라노 김영선

Jaewook Ahn 2022. 4. 26. 11:29

 

 

 

 

길은 하나
너는 떠나고
홀로가는 이 길
잡초만 무성해
너는 몰라 너의 운명
날개하나 달고
떠나간 친구야

소프라노 김영선이 부르는 길(러시아 민요)입니다.
러시아어로 부르기 시작해 한국어 가사로도 부르는데 당시에 처음 듣는 순간 소름이 돋는듯 진한 감동을 받은 곡입니다. 이 곡의 원곡을 힘들게 찾아 원곡이 Ech Dorogi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전쟁의 참상을 노래한 곡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노래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나온 대표적 러시아 민요라고 하는데 잡초가 무성한 러시아 남부를 횡단하면서 격렬한 싸움을 벌였던 전장터의 광경을 묘사한 노래로 장엄하면서 전쟁의 슬픔을 담고있는 듯합니다.
전쟁터를 묘사한 레프 오샤닌(Lev Oshanin)의 詩를 가사로 해 아나톨리 노비코프(Anatoly Novikov)가 1945년 작곡한 노래로 러시아 걸작 민요로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이 곡이 실린 러시아 영상을 소개합니다.
https://youtu.be/tMRGWNY3Dvo


아, 길이여!

아, 길이여!
먼지와 안개.
추위와 불안,
그리고 초원의 잡초들...

그 누가 알수 있겠는가?
자신의 운명을
바퀴의 흙받이는 망가뜨리고 말겠지...
초원의 한 복판에서

먼지가 휘날린다. 발밑에서
초원에서, 평원에서
주위에는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여기저기 탄환도 번쩍이고 있구나.

아, 길이여!
먼지와 안개.
추위와 불안,
그리고 초원의 잡초들

한 발의 총성이 울리자
까마귀가 원을 그리며 난다.
그대의 벗은 풀숲에
숨이 멎은 채 누워있네

그러나 길은 아직 멀기만 하네.
소용돌이 치며 일어나는 먼지.
사방에는 먼지 자욱하고
낯선 타국의 땅

눈과 바람
기억하라, 벗들이여
우리는 결코
이 길을 잊어서는 아니되리

 

Ekh, The Roads!

Ekh, the roads!
The dust and mist,
Colds, excitements,
roars, and the steppe weeds...
You can`t know your future fate,
In these vasty steppes you can lose your pate.

The dust snakes along the high boots, the steppes, the wide fields;
The flame blazes all around and the bullets whistle.

Ekh, the roads!
The dust and mist,
Colds, excitements,
roars, and the steppe weeds...
A shot sounds, a raven whirls,
Down on the ground your dead sidekick hurls.

And the road rushes forward, that dusty and misty;
And the ground smokes round, the alien ground!

Ekh, the roads!
The dust and mist,
Colds, excitements,
roars, and the steppe weeds...
A pine region, the rising sun,
Homewards a mother`s waiting for her son.

And along the endless pathways, the steppes, the wide fields,
We feel the eyes glancing at us, the dearest eyes!

Ekh, the roads!
The dust and mist,
Colds, excitements,
roars, and the steppe weeds...
Wind or snow, let`s recollect,
The severe roads we shall not forget.

Translated by Alexander


배경 사진은 1977년경 청주에서 조치원가는 길의 중간 지점인 미호천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세월이 흐른후 다시 이 곳을 찾았으나 미루나무는 온데간데 없고 황량한 모래사장만 남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