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30분,
잠을 깨는 순간 무언가를 몸에 달고있는 기분이다. 정신이 들면서 이것이 통증
임을 바로 깨닫는다. 가만히 꼼작않고 누워서 진통제를 요청 할 것인가를 망설
이다 화장실을 다녀오니 통증이 여기저기서 나를 공격한다. 콜벨을 누르고 죽
어가는 목소리로 진통제를 요청했다.
오늘도 이렇게 새벽 2시 45분 진통제 케랄을 정맥에 주사하며 하루를 시작한
다.
비탈리의 샤콘느, 누군가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이라고 했던가!
그러나 내겐 아름다움으로 승화된 슬픈 곡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슬프기 이
전에 아름답다. 바이올린을 전공한 두 딸이 있어 오래전부터 많이 들어온 곡이
기도 하다. 지금의 내 어렵고 복잡하게 꼬여있는 상황에서 간절히 듣고 싶은
곡이라 검색해 올렸다. 다행이도 내가 좋아하는 다비드 오이스트라의 연주이
다.
오전 6시.
아침 컨디션을 보니 어제 마지막 시도를 했던 재활의학과에서의 시술이 아무
런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느낀다. 극히 사소한 통증완화가 있을 뿐 변한건 없
다. 결국 재수술로 갈 것 같고 가능한 이 고통에서 벋어나게 빨리 했으면 좋겠
다.
오전 8시 40분,
방금 주치의 선생님 회진이 있었다. 어제의 시술이 큰 도움된 것 같지 않다고
말씀드렸다. 2~3일 지켜보자고 말씀하신다.
오전 9시,
재활의학과 주치의 선생님이 다녀 가셨다. 이 번에는 지난번처럼 큰 도움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제 증상이 의사 선생님들을 햇갈리게 한
다고 하신다. 그려면서 증상을 메모하는 것이 좋겠다도 하셔서 병상일기를
쓴다고 말씀 드렸다. 인체란 참으로 오묘한 시스템인가 보다.
14년전 오른쪽 4,5번 수술 할 때에도 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위해
40일을 기다린후에 수술해 성공하지 않았던가! 지금도 당시와 증상이 똑 같
다. 단지 증상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오후 7시 45분,
다시 엉치부근과 무릎 윗부분 옆쪽으로 통증이 몰려와 진통제를 요청했고 이
번에도 케랄을 정맥에 주사했다, 이번 특징은 발목 복상씨뼈 부근도 신경이 눌
리고 감각이 떨어짐이 추가된 점이다. 주사를 맞으며 졸음이 옴을 느꼈고 8시
반이 넘어 잠이 들었나 보다.
비교적 덜 고생한 날이다. 그러나 아직도 식사를 위해 1~2분이상 앉기가 어렵
고 서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워있는 상태외엔 견딜 수 없는 통증이 찾아오고 누
우면 견딜 수 있는 통증이어서 이를 잊기위해 책을 읽거나 자판을 두드리린다.
Chaconne in G Minor Tomaso Antonio Vitali
David Oistrakh, vio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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