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엘비라 마디간(Elvira Madigan, 1967)

Jaewook Ahn 2021. 5. 23. 06:35

 

 

 

 

엘비라 마디간, 잉그마르 베르히만 이후의 스웨덴 영화를 다시 한번 세계에 인식시킨 비련 드라마

이다. 감독은 스웨덴 영화계의 중심적 인물인 보 비델베루이다. 촬영은 요르겐 페션으로, 1889년에

일어났던 실제 이야기를 그렸다.
처자있는 귀족 식스텐 스파레 (토미 베르글렌) 백작은 육군 중위인데, 위험한 사랑을
한다. 보잘것

없는 서커스의 줄타기 여인 엘비라 마디간을 알게 되고 사랑에 빠지고 끝내는 그녀와 달아난다. 가

정을 팽개치고 처자를 버리고 엘비라와 손에 손을 잡고 사랑의 도피행 길을 떠나는 것이다.
타이틀 롤인 엘비라를 맡은 것은 피아 데 게르마르크다. 영화 첫 출연의 이 여인은
데뷔 작품으로

아주 큰 상을 탔는데, 그것은 1997년 칸느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이었다.
식스틴과 엘비라는 물안하면서도 행복했다. 시골을 전전하는 불륜의 사랑. 식스틴의
집안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발칵 뒤집힌다.
이럴 수가 있는가? 명문 귀족이 천한 서커스 여인과 도덕과 윤리를 등진 사연을 불태
우니 말이 되는

가?
식스틴의 친구가 두 연인이 사는 숨어사는 곳에 나타난다. "여보게, 자네 이러다가 어
쩔려구 그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집으로 돌아가세. 부인도 너그러이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더군." 그러나 식

스틴과 엘비라의 사랑은 요지부동이었다.
도주. 은둔. 두려움. 불안.정열의 기쁨과 환희.

그러나 사랑만으로는 먹고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드디어 돈이 다 떨어진다. 잠잘 곳이 없고 먹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죄짓고 피해다니
형편이니 밥

벌이할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지 않은가? 절망속에 빠진 두 애인은 최후의 날을 맞는다.
이제 끝이라는 것을 깨달은 둘은 숲속으로 마지막 피크닉을 간다. 최후의 오찬, 남자는
피스톨을 손

에 쥔다. 여자를 겨눈다. 그러나 그는 방아쇠를 못 당긴다. 커다란 나비 한 마리가 날아온다. 나비에

이끌려 일어선 여자.
스톱모션. 선채로 돌이 된 엘비라. 그 스톱모션에 겹치는 두 발의 총소리. 모차르트가 들
린다....
엘비라 마디간의 타이틀백부터 흐르기 시작하는 제 21번 콘체르토의 제2악장은 전편을
중요한 대목

마다 수놓는데, 이 작품의 LP 레코드 자켓 사진으로 엘비라 마디간의 스틸 사진이 사용될 정도로 둘

의 관계는 밀접한 것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도 모차르트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엘비라 마디간의 주제곡은 알고 있을 것
이다.

 

 

 

 


- "마지막 로맨티스트 정영일 (정중현 역음)"에 실린 글 "모차르트, 그 끝없이 투명한 사랑

이미지" (1984년 8월 객석) 중에서 부분 발췌했습니다.-

Film:
Directed by Bo Widerberg
Based on the tragedy of the Danish tightrope dancer Hedvig Jensen (1867 - 1889),

working under the stage name of Elvira Madigan
Starring Pia Degermark & Thommy Berggr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