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겨울 이야기 Conte d'Hiver - 1992, 에릭 로메르 감독

Jaewook Ahn 2021. 2. 28. 15:56

 



 

Written and Directed by Éric Rohmer
Starring Charlotte Véry, Frédéric van den Driessche & Michel Voletti

에릭 로메르의 사계절 연작 중 하나인 겨울 이야기(Conte d'Hiver)는 자신만의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펠리시라는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프랑스 브르타뉴 해안의 한 식당에서 요리사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샤를르라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온 청년을 만나 로멘틱하고 격정적인 여름을 보낸다. 펠리시는 헤어지면서 순간적인 실수로 자신의 주소를 잘못 적어 준다.

그리고 5년이 지난후의 12월 14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평범한 일상이 이 영화의 내용이다. 그녀는 샤를르의 아이를 가진 미혼모로 미장원에서 일하며 살아간다. 도서관의 사서로 일하는 루이라는 지적인 남자와 자신이 근무하는 미장원의 사장인 맥상스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해야할지 고민한다.
또한 그녀는 가능성은 작지만 파리에서 샤를르를 우연히 만날 수도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펠리스의 어머니는 남자의 아름다움은 그 사람의 지성에 있다며 루이와 결혼하기를 원하지만 펠리스는 삶에서 진리를 터득한 맥상스가 책벌레인 루이보다 오히려 아는 것이 더 많고 그의 다정함에 이끌린다며 맥상스와 결혼할 것임을 예고한다.
유부남인 맥상스는 이혼을 하고 자신의 고향인 느베르에서 새로운 미용실을 같이 운영하자고 펠리스를 설득한다.
한편 가끔씩 루이의 집 2층방에 기거하는 그녀는 루이의 친구들과의 토론 모임에 참가하기도 한다.

포근한 성격에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맥상스와 지적인 총각 루이와의 사이에서 오랜동안 고민하던 그녀는 맥상스의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결심하고 루이와는 마지막 작별의 키스를 하며 헤어진다.
그러나 느베르에서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 다시 파리로 올라와 루이의 집에서 딸과 함께 이틀을 보낸다.
일요일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루이에게 자신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는 펠리스,
"당신의 행복을 위해 기도할께,
그게 나의 행복이 아니더라도"

루이의 응답이 이루어 진 것있까?
다음날인 12월 31일 펠리스의 막연한 믿음은
시내버스에서 이루어 지는데...

이 영화는 두 남자 사이를 오가며 마음이 흔들리는 펠리스의 묘한 태도와 5년 전에 만났던 샤를르를 향한 믿음을 다루고 있다.
딸 엘리스와 함께 올라탄 시내버스에서 샤를르와 우연히 재회하는 기적적인 이 순간은 펠리시의 고집스러운 믿음의 결과의 산물일 것이다.

 

 


소장하고 있는 죽기전에 봐야할 영화 1001편에 이 영화가 소개되어 있어 여기 인용합니다.

에릭 로메르의 사계절 이야기 시리즈 중 두 번째 영화인 겨울 이야기는 젊은 미용사(샬로트 베리)와 휴가중에 그녀가 브르타뉴에서 만난 잘 생긴 남자(프레데릭 반 덴 드리셰) 사이에 다소 불안한 (그리고 놀랍도록 적나라한 섹스 장면도 등장하는) 여름날의 로멘스로 시작한다. 짧은 프로로그가 끝난후 영화의 나머지 부분은 5년 후 크리스마스 시즌에 그녀가 두 명의 든든한 구혼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가운데 훨씬 차분하게 전개된다. 그러나 그녀는 그 휴가지의 연인 - 자기도 모르게 그녀를 임신시켰고, 또 그녀가 실수로 잘못된 주소를 알려주어 연락이 닿지 않은 - 이 어느날 마술처럼 다시 나타날 거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버려진 믿음과 잃어버린 사랑을 재치있지만 싸늘하게 탐색하는 점은 '모드집에서의 하룻밤'을, 짜증날 정도로 우유부단하고 자기중심적인 여주인공은 '녹색광선'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로메르의 원형적인 영화이다. 또한 세익스피어의 희곡에 대한 경의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으며 기적적인 그러나 지극히 만족스러운 결말에 이른다. 또 자연스러운 연기는 영화에 충분히 개연성을 부여하고, 파리와 브르타뉴를 배경으로 택한 것도 의미심장하며 인물의 유형(그녀의 두 구애자로 지적인 사서와 실리적인 상사를 택한 것을 포함하여)은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그녀의 상황을 정확히 표상하고 있다. 차분하지만 명석하고 마침내 큰 감동을 안겨주는 영화.
*젊은 미용사와 브르타뉴에 휴가차 갔다는 내용은 영화에 없습니다. 아마도 필자가 착각한 듯 합니다.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배경음악은
Mozart Sonata for Violin and Piano in B Flat Major K. 378
II. Andantino sostenuto e cantabile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