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김민기)
봄 나들이 노랑나비
개나리 밭에 날아든다
눈 꽃송이 하얀나비
배추 꽃잎에 날아든다
아, 왜 날아가는 걸까
메마른 들판을 지나
꽃샘바람 무서워
개인 하늘을 날아간다
얼룩무늬 호랑나비
포도넝쿨에 날아든다
먹구름빛 굴뚝나비
백합 꽃잎에 날아든다
음, 왜 날아오는 걸까
눅눅한 이 처마 밑에
저 산 넘어 먹구름이
소나기 몰고 온단다
개인 하늘을 날아간다
어느날 장자는 제자를 불러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내가 어젯밤 꿈에 나비가 되었다. 날개를 철럭이며 꽃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는데, 너무도 기분이 좋아서
내가 나인지도 잊어버렸다. 그러다 불현듯 꿈에서 깨었다.
깨고보니 나는 나비가 아니라 내가 아닌가?
그래 생각하기를 아까 꿈에서 나비가 되었을때는 내가 나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꿈에서 깨고보니 분명 나였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정말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가?
지금의 나는 과연 진정한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나로 변한 것인가?"
알쏭달쏭한 스스의 이야기를 들은 제자가 이렇게 말했다.
"스승님, 스승님의 이야기는 실로 그럴듯하지만 너무나 크고 황당하여 현실세계에서는 쓸모가 없습니다."
그러자 장자가 말하기를,
"너는 쓸모있음과 없음을 구분하는 구나. 그러면 네가 서있는 땅을 한번 내려다보아라. 너에게 쓸모 있는 땅은
지금 네 발이 딛고 서 있는 발바닥 크기만큼의 땅이다.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 땅은 너에게 쓸모가 없다. 그러나
만약 네가 딛고 선 그 부분을 뺀 나머지 땅을 없애버린다면 과연 네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 작은 땅 위에 서 있을
수 있겠느냐?"
제자가 아무말도 못하고 발끝만 내려다보고 있자 장자는 힘주어 말했다.
"너에게 정말 필요한 땅은 네가 디디고 있는 그 땅이 아니라 너를 떠받쳐주고있는, 바로 네가 쓸모없다고 여기는
나머지 부분이다."
장자의 꿈이야기와 장자의 사상을 같이 살펴보면,
장자는 꿈도 현실도, 삶도 죽음도 구별이 없는 세계를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보고 생각하는 것도 한낱 만물의 변화상에 불과한 것이라 하였습니다.
즉, 외물과 자아의 구별이 없는 세계를 강조함을 뜻합니다.
오늘날에는 이 꿈을 인생의 덧없음에 비유하여 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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