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Les Feuilles Mortes (Remy De Gourmont)
낙엽(Les Feuilles Mortes)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밟는 소리가.
레미 드 구르몽
Les Feuilles Mortes
Simone, allons au bois : les feuilles sont tombées ;
Elles recouvrent la mousse, les pierres et les sentiers.
Simone, aimes-tu le bruit des pas sur les feuilles mortes ?
Elles ont des couleurs si douces, des tons si graves,
Elles sont sur la terre de si frêles épaves !
Simone, aimes-tu le bruit des pas sur les feuilles mortes ?
Elles ont l'air si dolent à l'heure du crépuscule,
Elles crient si tendrement, quand le vent les bouscule !
Simone, aimes-tu le bruit des pas sur les feuilles mortes ?
Quand le pied les écrase, elles pleurent comme des âmes,
Elles font un bruit d'ailes ou de robes de femme :
Simone, aimes-tu le bruit des pas sur les feuilles mortes ?
Viens : nous serons un jour de pauvres feuilles mortes
Viens : déjà la nuit tombe et le vent nous emporte.
Simone, aimes-tu le bruit des pas sur les feuilles mortes ?
Remy De Gourmont
가을의 상징인 낙엽,
갑자기 아침기온이 뚝 떨어지고 겨울을 부르는 찬바람에 낙엽이 거리에 나뒹굴기 시작하면 이브 몽땅이
부른 Les Feuilles Mortes를 어디에서든 한 번쯤 듣게 된다. 연인과의 아름다웠던 시절을 회상하는 자크
프레베르의 로멘틱한 시에 곡을 부친 이 노래만큼 가을을 상징하는 곡이 또 있을까?
고등학교 때 입에 줄줄 외우고 다니던 시몬을 부르는 구르몽의 이 시 또한 가을이면 어김없이 떠오른다.
낙엽을 인생에 비유해 온 프랑스 사람들의 낭만적인 성격 때문일까?
우리는 떨어지는 잎(낙엽)이라하고, 일본사람들은 늙은 잎(고엽), 미국에서는 가을 잎(Autumn Leaves)
이라고 표기하는데 프랑스 사람들은 죽은 잎(Les Feuilles Mortes)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그들의 이런
성격과도 관련이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레미 드 구르몽(1858-1915)은 프랑스의 시인·소설가·문학 평론가이다.
상징파의 잡지 〈메르키르 드 프랑스〉를 창간하였으며, 비평과 미학에 커다란 공적을 남겼다.
노르망디의 명문 출신이다. 26세 때 결핵의 일종인 나창에 걸려 얼굴이 추해지자, 문 밖 출입을
하지 않고 고독한 생애를 보냈다. 그는 상진주의의 이론가일 뿐 아니라, 자유로운 입장에서 세
련된 취미와 학식을 가지고 시·소설·평론을 썼다.
그의 대표적인 상징시인 〈낙엽〉은 전 세계에서 널리 읽혀지고 있다. 소설로는 《룩셈부르크의
하룻밤》, 평론집으로 《프랑스어의 미학》, 《문학 산책》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