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야기

End of May - Keren Ann

Jaewook Ahn 2022. 5. 31. 19:57


 

 

Close your eyes and roll a dice
Under the board there's a compromise
If after all we only lived twice
Which lies the run road to paradise

Don't say a word, here comes the break of the day
And wide clouds of sand raised by the wind of the end of May
Close your eyes and make a bet
Face to the glare of the sunset
This is about as far as we get
You haven't seen me disguised yet

Don't say a word, here comes the break of the day
And wide clouds of sand raised by the wind of the end of May
Close your eyes and make a wish
Under the stone there's a stonefish
Hold your breath then roll the dice
It might lead the run road to paradise

Don't say a word, here comes the break of the day
And wide clouds of sand raised by the wind of the end
Don't say a word, here comes the break of the day
And wide clouds of sand raised by the wind of the end of May

 

 

두 눈을 감고 주사위를 던져봐요
탁자 아래에서 협상이 이루어지니
우리가 두 번 살 수 있다면
어떤 삶이 낙원으로 향하게 될까요

 

아무런 말 하지 말아요 5월의 마지막 날
이제 새벽 동이 터오네요
바람이 일으킨 모래같은 하얀 구름 속으로
두 눈을 감고 내기를 해봐요
눈부신 햇살을 마주하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에요
난 여지껏 속임수를 쓰지 않았어요

 

아무런 말 하지 말아요 5월의 마지막 날
이제 새벽 동이 터오네요
바람이 일으킨 모래같은 하얀 구름 속으로
두 눈을 감고 소원을 빌어봐요
돌 아래 돌로 된 물고기가 있으니
숨을 죽이고 주사위를 던져봐요
어쩌면 낙원에 이르는 길일지 모르잖아요

 

아무런 말 하지 말아요 5월의 마지막 날
이제 새벽 동이 터오네요
바람이 일으킨 모래같은 하얀 구름 속으로
아무런 말 하지 말아요 5월의 마지막 날
이제 새벽 동이 터오네요
바람이 일으킨 모래같은 하얀 구름 속으로

 

 

 

케렌 앤은 이스라엘에서 태어났고 독일계와 인도네시아계의 혼혈이면서 프랑스 파리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뉴요커로서 살아가고 있는 이력, 동서양 혼혈이라는 태생과 싱어송라이터로서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자유롭게 구가하는 능력으로 케렌 앤은 모던하고도 복고적인 프렌치 팝과 묵상적이면서도 몽환적인 포크 사운드로 국내에 조용하고도 깊고 넓은 파장을 일으켜왔다.

2000년 1 집 [La Biographie De Luka Philipsen], 2002년 2집 [La Disparition]은 프랑스어로 부른 앨범으로 세르주 갱스부르(Serge Gaingsbourg)와 프랑소와즈 아르디(Francoise Hardy)로 표상되는 프렌치 팝의 전통을 잇는 동시에 모던 포크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첫 데뷔 앨범이기도 한 2004년 앨범 [Not Going Anywhere]부터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반반씩 할애하며 그 무대를 전세계로 넓혔고, 2005년 앨범 [Nolita] 에서는 뉴요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방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앨범 [Not Going Anywhere]에서는 첫 싱글 'Not Going Anywhere' 이외에도, 'End of May', 'Beautiful Day', 'Seventeen', 'Right Now & Right Here' 등 무려 다섯 곡이 국내 광고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케렌 앤이 직접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툴(Tool), 퀸즈 오브 스톤에이지(Queens Of The Stone Age), 홀(Hole) 등의 엔지니어였던 조 바레시(Joe Barresi)가 믹싱을 담당한 새 앨범은 절제된 어쿠스틱 기타와 디스토션을 살린 일렉트릭 기타, 그리고 트럼펫과 플루트, 복고적인 하몬드 올갠 등이 짜놓은 간결하고도 비감 어린 사운드 위에 나지막이 읊조리는 케렌 앤의 목소리를 실어 단출하지만 완결미있는 사운드 스케이프를 펼쳐내고 있다.

하모니카, 폴카 풍 박수, 레가토와 피치카토 주법의 현에 반복되는 기타 리프가 믹스된 경쾌한 리듬의 첫 싱글 'Lay Your Head Down'을 비롯해 우리가 알고 있는 케렌 앤 본연의 색깔에 가장 가까운 곡인 'In Your Back', 내성적이고 고요한 목소리의 'Where No Ending End', 한 편의 환상적인 북유럽 풍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는 풍경에 물방울 같은 피아노 연주와 뿌연 트럼펫 소리가 긴 여운을 남기는 곡 'Liberty'등 자유롭게 떠도는 영감과 일상의 체험이 담긴 9곡의 인생 노래들이 담겨져 있다.

무상한 기다림에 살짝 좌절한 듯, 혹은 깊은 병후의 안도 같기도 한 나직한 목소리로 읊조리는 노래가 기타 한 대와 피아노 한 대에 실려 종이배처럼, 실바람처럼 흐를 때, 경우에 따라 쓸쓸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한 그녀의 음악은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반추하는 독백이거나 삶과 청춘의 칼날에 베이곤 하는 연약한 존재들의 투정에 대한 위무와 같다. 바로 그것이 우리네들이 그녀의 담담한 읊조림 속에 담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스스로의 방황하는 내면과 만나고, 때로 화해하기도 하는 이유일 것이다. 

- BUGS  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