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의 추적자 Odd Man Out (1947) - 캐롤 리드 감독
이 이야기는 북아일랜드의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법과 불법단체의 싸움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그러한 사건에 관여된 사람들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나오는 이 자막에서 알 수 있드시 이 영화는 한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의 심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어떠한 사건에 연루되어 죽어가는 한 사람을 두고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행동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한 낮에 시작되어 그날 자정에 막을 내리는 단 하루동안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IRA 지도자였던 조니(제임스 메이슨 분)는 감옥을 탈출한 뒤 동료들과 함께 지하조직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북아일랜드에 있는 어느 공장의 금전출납부를 털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동료들과 금전출납부를 털고 나오던중 조니는 심한 현기증을 느껴 뒤쫒아온 사람에게 붙잡히고 만다. 그와 몸싸움을 벌이던 중에 총기 오발로 그 사람을 살해하게되고 자신도 왼쪽 어깨에 심한 총상을 입고 주변의 지하 방공호에 몸을 숨기면서 그의 길고 힘겨운 하루동안의 도피가 시작된다. 한편 조니의 연인인 캐드린(캐서린 라이안 분)은 그를 찾기 위해 그가 다니던 성당의 신부님을 찾아가 거기서 조니가 있는 곳을 알고있는 가난하고 좀 모자라지만 교활한 새장수를 만난다. 마침 그 새장수는 조니를 신부에게 넘기고 돈을 챙기려고 신부와 협상중이었다. 조니를 찾아 심야에 떠나는 배를 타고 탈출할 계획을 세운 그녀를 경찰은 집요하게 추적한다.
한편 눈내리는 밤 여러 곳을 헤메며 도피하던 조니는 영혼이 살아있는 그림을 그리겠다는 광기어린 한 화가에게 넘겨지고 그는 죽음이 임박한 조니에게서 영감을 얻어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 다행이 마음이 변한 새장수의 도움으로 캐드린과 자니는 성당부근에서 극적으로 만난다.
이미 탈출이 불가능함을 직감한 그녀는 마지막 가는 길을 그와 함께 하기로 결심한다. 흰 눈이 펑펑 쏟아지는 밤 부두로 향하는 그들에게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그녀는 호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낸다.
"아직 멀었어?"
자니가 묻는다.
"먼 길이지만 같이 갈께."
"같이 떠나는 거아."
캐드린이 대답한다.
연이은 두 발의 총성이 들리자 경찰은 그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그들은 포옹한 채 탈출구를 눈 앞에 두고 죽음을 맞는다.
배가 출발한다는 뱃고동의 힘찬 소리가 서글프게 울리며 카메라는 밤 12시를 알리는 시계탑을 크로즈업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 영화가 특히 감동을 주는 것은 등장인물의 심리묘사에 있다.
그가 교통사고로 쓰러진 것으로 알고 집으로 데려와 치료해 주었던 두 중년 여인, 그가 다녔던 성당의 신부, 가난하고 교활하지만 결국은 자니를 도피시킨 새장수, 영혼이 살아있는 인물을 그리겠다는 광기어린 화가, 의대를 중태한 실업자, 그들을 통해 한 죽어가는 영혼을 두고 인간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며 사랑하는 사람이외에는 누구도 진정한 도움을 주지 못한 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1947년 작품으로 제3의 사나이를 비롯한 독특한 심리극을 세련된 솜씨로 연출해내는 캐롤 리드가 감독했고 제임스 메이슨, 로버트 뉴튼과 캐더린 라이언등이 출연했다.
시계탑의 대형 시침에 쫒기듯 흐러가는 장면설정, 짧은 시간에 안개, 비, 눈으로 변화해가는 음산한 기후등 밤길에 쫒기는 자의 심리적 긴박함을 반영하는 절묘한 서스펜스 장면이 압권이다. 개에 쫒기며 폐허로 도주하는 주인공의 다급한 모습과 한적한 골목길의 나른한 모습의 대조, 밤거리를 비틀거리며 헤메이는 자니와 창문안의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의 대조를 통해 그가 처한 현실을 더욱 처연하게 해 서정적인 감상미를 더해 준다.
20여년전 DVD가 국내 소개되기 시작하던 시절 구입해 본 영화로 내가 본 영화중 최고의 영화 20편을 꼽으라고하면 기꺼이 포함시키고 싶은 영화이다.
영화장면을 부분편집한 후반부와 마지막 장면을 소개합니다.
Directed by Carol Reed
Starring James Mason and Robert Newton
Based on the novel of the same name by F.L. G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