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무 (방의경)
불나무
산꼭대기 세워진 이 불나무를
밤바람이 찾아와 앗아가려고
타지도 못한 덩어리를 덮어 버리네
오 그대는 아는가 불꽃송이여
무엇이 네게 주검을 데려와 주는가를
덩그마니 꺼져버린 불마음위에
밤별들이 찾아와 말을 건네어도
대답대신 울음만이 터져 버리네
오 그대는 아는가 불꽃송이여
무엇이 네게 주검을 데려와 주는가를
산아래 마을에도 어둠은 찾아가고
나 돌아갈 산길에도 어둠은 덮히어
들리는 소리 따라서 나 돌아 가려네
오 그대는 아는가 불꽃송이여
무엇이 네게 주검을 데려와 주는가를
노래 방의경
70년대 양희은이 부른 이 노래가 실린 음반을 구입했을 때부터 당연히 양희은이 처음 부른 노래로
알았으나 몇년전 이 노래는 방의경이라는 싱어송-라이터가 만들고 처음 부른 곡이란 것을 알게되
었습니다. 암울했던 70년대를 끓는 피로 보낸 사람들은 이 노래의 가사가 얼마나 위험스럽고 또한
당시의 체제를 풍자하는 도발적인 내용이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여기 두 가수의 곡과 전문가의 해설이 있어 소개합니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 포크 음악을 상징해온 여가수는 양희은이었다. 그는 트윈 폴리오(Twin
Polio) 이후 형성된 한국 포크 음악의 계보에서 '최초'로 일반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알린 여자가수였
고, 그런 상징성을 뛰어넘어 그가 부른 '아침이슬'은 역사에 남았다. 이 사실을 부정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 또 다른 최초가 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 소개되는 방의경이다. 하지만
양희은과 달리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의 숫자는 적다. 그가 양희은이 불러 유명해진 아름다운 것
들의 노랫말을 써줬다는 사실도, 그가 1970년대 초반 김민기만큼이나 중요한 포크 음악인이었다는
사실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차 옅어져 갔다. 그저 그의 유일한 독집 앨범이 수집가들의 목표가 되
어 수백만 원의 가격에 거래된다는 사실만이 호사가들의 입길에 오르내릴 뿐이다. 하지만 그의 노래
불나무는, 그리고 그 노래가 담긴 독집 앨범 [내 노래 모음]은 그 사실이 부당하다고 말한다. 방의
경은 분명 더 많이 알려졌어야 할 싱어-송라이터였고, 지금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았어야 할 음악인
이었다.
1972년, 그의 노래가 담긴 첫 음반이 출시됐다. 당시 내쉬빌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던 젊은 포크 음
그리고 얼마 후 자신의 노래들로만 이루어진 첫 독집 앨범 [내 노래 모음]이 발표된다. 양희은의 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