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일기

병상일기 10 - 2015년 6월 2일

Jaewook Ahn 2018. 1. 28. 10:50

 

 

어제 오후 6시 40분경 병실에서 바라본 정경. 서울의 최고 부촌인 타워팰리스가
오른쪽으로 보인다. 최근엔 병실 4~5 미터 밖을 벋어나지 못해 창밖을 통해서만
세상을 본다.

 

 

 

 

새벽 3시,

 

진통제를 맞은지 한시간이 지난 아직도 엉덩이 부근이 몽둥이로 얻어 맞은듯

뻐근하다. 1시 50분경 화장실을 다녀온 후 마치 아픈 상처끼리 비벼지면서 오는

통증이라고 할까, 외마디 소리를 지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통증이 나를 공격

한다. 또다시 7시간만에 진통캐랄을 정맥에 주사했다. 강력한 통증이 강타한

직후라 잠이 올 것 같지도 않다.

그냥 소리내어 울고 싶은 심정이다. 어쩌란 말이냐, 재욱아!

 

 

 

 


  사실 지난 5년, 난소암과, 재발 그리고 장유착으로 인한 3번의 수술과 2차에 걸
친 항암치료로 몸이 망가진 아내를 간호하면서 특히 허리를 무리하게 사용한 것
이 이 고통으로 이어졌다면 이 또한 달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특히 가장 어려
웠던 것은 5~6시간에 걸친 장유착 수술후 두 달 반을 물조차 마시지 못하고 입원
하고 퇴원한 후에도 장유착으로 거의 먹지를 못하고 고생 할 당시 아마도 1년정
도는 하루 한 시간 이상 퇴근후 침대에 걸터 앉아 불편한 자세로 아내의 장마사지
에 집중했고 이는 장유착증상을 치료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음은 아내도 잘 알
고 있다. 당시 나는 번 수술한적이 있는 내 허리 망가져도 한 사람은 살리고 보
자며 열심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지난 5월이 아내가 암완치 판정은 받은 달이니
이 고통은 어쩌면 자연의 순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전 7시 20분,
 상상하기도 조차 힘든 통증이 밀려온다. 진통제를 맞은지 불과 7시간정도 지났는
어떻게 감당 할 수 없는 통증이다. 울화가 치밀어 애꿎은 간호사에게 화풀이를
했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를 요청했는데 오는데 시간이 걸린단다. 병원에 치료
받기 위해 들어왔는데 수술후 이 지경까지 만들어 놓고 근본적인 치료를 계속 미
루고 지켜보고 있는 의료진이 너무 원망스럽다. 
 오전 8시 50분
 한참을 기다린 끝에 10여분전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를 맞았다. 아직은 약효가
타나지 안는다.
 오전 9시
 방금 주치의 선생님이 회진오셔서 고통을 호소했다. 오늘중으로 재활의학과와
결론을 내라고 하신다. 가능한 빨리 재수술을 하실 것 같다. 이 번 수술로 이 고
통에서 해방되기를! 8시 15분이 지나고 있는 지금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안는다.
 오전10시,
 방금 이 병원의 호흡기내과 안철민 교수가 다녀가셨다. 동생과는 스웨덴에서
유학생으로 만난 사이라고 하신다. 어려움을 말씀드렸더니 병원이 환자의 고통
을 잘 헤아리지 못한다며 위로의 말씀을 하고 돌아가셨다.
 오후 1시 10분,
 아직까지 통증이 남아있어 몇 걸음 걷기도 힘들다. 강력한 진통제도 별 효력이
없어 걱정이다.
 오후 1시 40분,
 도더히 참을 수 없는 통증이 공격한다. 견딜 수가 없다. 진통제를 요청했고 벌
써 오늘 3번째로 케랄을 정맥에 주사한다, 이 번엔 통증이 잠시라도 가려나. 주
사 후유증도 걱정된다.
 오후 6시 15분
 조금전 재활의학과에서 30여분 대기한후 통증부위 깊숙한곳에 통증을 완화 해
주는 주사를 맞고 입원실로 돌아왔다. 어찌나 대기하는 환자가 많은지 예약환자
들도 2시간씩이나 기다렸다고 불평들이다. 주사를 맞은후 통증이 많이 완화되었
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이 상태가 오래가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번은 약효가
36시간은 갔었는데... 며칠만 이라도 진통제에서 해방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
하다.
 오후 10시
 방금  한 숨 푹 자고 잠이 깨었다. 잠을 깨는 순간 엉덩이쪽 통증이 제일 먼저
느껴진다. 이 번 주사 시술은 지난 번 보다는 그 효과가 반도 되지 않는 것 같다.
아직은 진통제 없이 견딜만 한데, 오늘 밤은 또 어떠한 시간들이 날 기다리고 있
을까?

  


 

Flow My Tears 
 

Flow, my tears, fall from your springs!
Exiled for ever, let me mourn;
Where night's black bird her sad infamy sings,
There let me live forlorn.

Down vain lights, shine you no more!
No nights are dark enough for those
That in despair their last fortunes deplore.
Light doth but shame disclose.

Never may my woes be relieved,
Since pity is fled;
And tears and sighs and groans my weary days
Of all joys have deprived.

From the highest spire of contentment
My fortune is thrown;
And fear and grief and pain for my deserts
Are my hopes, since hope is gone.

Hark! you shadows that in darkness dwell,
Learn to contemn light
Happy, happy they that in hell
Feel not the world's despite.
 
나의 눈물이여, 흘러라, 너의 샘으로부터 흘러내려라!
영원한 유배, 한밤의 검은새가 자신의 수치스런 이름을 노래하는 곳에서
슬퍼하게 하라, 나를.
그곳에서 고독하게 살게 하라.
 
허망한 빛이여, 더 이상 비추지 말라!
절망의 한 가운데서 자신의 마지막 불운을 슬퍼하는 이에겐
아무리 어두운 밤의 어둠도 충분치 않으니,
빛은 다만 부끄러움을 드러낼 뿐이라.
 
나의 슬픔은 결코 가시지 않으리니,
연민하는 자 모두 떠났으므로,
그리고 눈물이, 한숨이, 신음이 지친 나의 나날에서
그 모든 즐거움을 앗아가 버렸으므로.
 
더할 수 없이 높은 행복의 정상에서
나의 운은 내던져지고,
그리고 두려움이, 슬픔이, 고통이 내가 당연히 받아야 할 응보일 뿐이니,
희망이 사라져버린 뒤로.
 
귀를 기울여라,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너 그림자
빛을 저주하는 법을 배우라,
지옥에 거주하는 자는 복되나니
그곳에선 세상의 멸시를 더 이상 느낄 수 없기에.